아가동산 김기순의 실체와 최낙귀 사망사건

넷플릭스 다큐인 "나는 신이다"를 통해서 아가동산 김기순의 실체가 많이 알려졌습니다.

 

아가동산 김기순은 최낙귀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그 사건의 판결 내용을 통해 아가동산 및 김기순의 실체는 무엇이고 최낙귀 살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 아가동산 김기순 관련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이하의 내용은 김기순에 대한 2심 재판 판결문(서울고법 1998. 3. 3. 선고 97노1138 판결)을 주로 참고하였습니다.

 

 

1. 아가동산 김기순의 실체

가. 아가동산의 실체

김기순은 1970년대 전라북도 이리시(현재 익산시)에 있는 주현교회에서 활동한 이교부의 가르침을 따라 신앙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이교부는 이른바 "삼선교리"라는 걸 주장하였는데, 그건 인정선(가족이나 사람 간의 정), 정욕선(성적인 욕망), 물욕선(재물에 대한 욕심)을 끊어야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교리였습니다.

 

그런데 1979년경 이교부가 소위 "천국 댄스 사건"(이교부의 신앙집회 중 한 여신도가 나체로 춤을 춘 사건)을 조사하러 나온 다른 교회 목사들을 구타하여 구속되면서 김기순이 교회의 주도권을 잡게 되었습니다.

 

김기순은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고 신도들과 공동 생활을 하면서 신도들은 떡 장사, 김밥장사 등의 생업에 종사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신도들이 번 돈을 모아 경기도 이천군 일대에 약 4,000편 정도의 땅을 구입하여 농장을 만든 뒤, "협업마을 아가동산"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아가동산에는 마을의 규율을 정해놓은 약관이 있는 등 얼핏보면 아가동산은 협업마을이나 생활공동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나, 실체는 종교집단이었습니다.

 

아가동산은 신도들이 번 돈으로 레코드 음반 판매업도 하였습니다.

 

신도들이 임금을 전혀 받지 않고 일을 했기 때문에 음반 판매업은 발전을 거듭하였는데, 그때 만든 회사가 주식회사 신나라레코드 등입니다.

 

나. 김기순의 실체

아가동산에서 김기순은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았습니다.

 

김기순은 아가처럼 순진무구하다는 의미로 신도들에게 자신을 "아가야"라고 부르도록 하였고, 매년 자신의 생일이 되면 성대한 행사를 개최하여 큰절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1989년에는 "신나라원년식행사"를 개최하여 신나라(신의 나라)가 도래하였으며 자신이 곧 사랑의 왕이자 구세주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아가동산 김기순

 

아가동산은 "삼선교리"에 따라 가정의 존재나 결혼, 이성 간의 사랑, 재산의 사적 소유 등은 허용되지 않았고, 삼선교리를 어기거나 김기순의 대적하면 가혹한 징벌이 행해졌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돼지우리에 가두고 어른들의 경우 남자는 마당쇠, 여자는 종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중노동을 시켰고, 심한 신체적 폭행이 가해지기도 했습니다.

 

아가동산에서 폭행을 할 때에는 부모처럼 가장 가까운 사람이 먼저 때리게 한 다음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때리도록 하였습니다. 

 

 

2. 최낙귀 사망사건

가. 사실관계

최낙귀 사망사건이 발생한 건 1987년입니다.

 

당시 최낙귀는 만 5세였는데, 매우 영특한 편이었습니다.

 

삼선교리에 따라 아가동산의 아이들은 부모와 같이 살지도 못하였는데, 부모의 손길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최낙귀는 김기순에 대해 "나는 아가야 싫다"라고 말하면서 불만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러자 김기순은 최낙귀에게 귀신이 씌었다고 말하면서 최낙귀를 돼지우리 철창에 묶었는데, 최낙귀가 돼지우리 철창에 갇힌 건 8월 중순으로 더위가 극심할 한여름이었습니다.

 

김기순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가혹한 폭행도 가했습니다.

 

신도들을 시켜서 돼지 똥을 최낙귀의 전신에 바르고 뽕나무가지 등으로 단체로 피해자를 구타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최낙귀는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나. 법원의 판단

검찰은 김기순과 아가동산의 신도들은 살인 혐의로 기소하였습지만 법원은 살인죄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아가동산 김기순

 

법원의 논리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1) "최낙귀가 각목 등에 맞아서 사망했다는 일부 증인들의 진술이 있으나 진술에 일관성이 없거나 약간씩 차이가 있다."

 

2) "증인들은 아가동산을 이탈한 사람들로서 아가동산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있어 증인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3) "아무리 교주의 권위에 도전하였다고 하더라도 철부지를 어린애를 죽일 생각으로 폭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폭행장소가 공개된 돼지우리인 점 등을 보면 살인이라기 보다는 어린아이를 교육하기 위한 징벌행위라고 볼 수 있다." 

 

 

 

 

다. 김변쓰 코멘트

김기순 사건을 담당한 법원의 재판부도 실체적 진실을 가리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하였을 것이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 고심을 많이 했을 겁니다.

 

하지만 판결에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가동산은 김기순을 구원자로 생각하는 종교집단이고 김기순이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김기순의 지시에 따라 만 5세에 불과한 아이가 한여름에 집단적인 구타를 당해 사망하였는데, 이게 살인이 아니라는 판단하는 건 상식에 부합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너무 기계적으로 법논리를 적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