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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 그 판례

강지환과 소속사가 53억원을 배상하게 된 까닭은?

by 로도스로 2023. 5. 8.

배우 강지환은 2002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하였습니다.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첫 주연을 맡은 뒤, 꾸준한 연기활동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외국에서도 인기가 높아 한류스타로 불리기도 했죠.

 

인기 배우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강지환과 소속사는 무려 53억 원이라는 거액을 물어내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강지환 사건 관련 유튜브 영상 바로 보기

 

1. 무슨 일이 있었나?

가. 조선생존기의 주연을 맡은 강지환

강지환(본명 조태규) 2017 5월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이하젤리피쉬”)와 전속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 뒤, 젤리피쉬는 강지환을 대리해서 드라마조선생존기의 제작사인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와 방송출연계약을 맺었습니다.

 

조선생존기는 총 20부작 예정이었는데, 강지환은 드라마의 주인공인한정록역으로 출연하고, 회당 출연료로 7,000만원을 지급받는 게 방송출연계약의 핵심이었습니다. 실제로 제작사는 젤리피쉬에게 20회 분의 출연료인 15억원을 지급했습니다.

 

나. 강지환의 성범죄

 드라마가 10회까지 방영된 상태(촬영은 12회까지 이뤄짐)에서 강지환의 성범죄가 발생했습니다.

 

 강지환은 2019 7월 자신의 집에서 매니저, 여성 스태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식을 하였는데 회식 이후 외주 여성 스태프 2명에게 성범죄를 저질러서 긴급체포 및 구속되었습니다.

 

강지환-성범죄

 

 이후 강지환은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성범죄(강제추행 및 준강간범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2 6개월(집행유예 3)을 선고받았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합171).

 

1심 판결에 대해 검사와 강지환 모두 항소했지만, 수원고등법원은 항소를 기각하였고, 1심 판결은 2020 11월에 대법원 판결 의해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08669).

 

나. 드라마의 파행

강지환이 성범죄로 인해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조선생존기는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조연 배우의 문제라면 드라마의 내용을 수정하여 해당 인물을 작품에서 빼면 되지만 강지환이 맡은 역할은 주연이라 인물을 뺄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드라마는 결방되었고, 주연 배우를 서지석으로 교체한 뒤에야 다시 방송될 수 있었습니다.

 

2. 강지환과 소속사의 배상금이53억 원인 까닭은?

가. 이미 지급한 출연료: 약6억 원

제작사는 이미 젤리피쉬에게 20회분에 해당하는 출연료15억 원을 모두 지급하였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후 더 이상 강지환은 드라마에 출연할 수 없게 되었으니, 이미 받은 출연료는 돌려줘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쟁점은 "몇 회분을 돌려줄 것인가?"였습니다.

 

제작사는 전체 출연료를 돌려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총 12회분에 대해서는 촬영이 이뤄졌기 때문에 촬영되지 않은 8회분에 해당하는6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나. 위약금: 약30억 원

강지환과 젤리피쉬가 지급해야 하는 액수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위약금입니다. 위약금은 계약의 내용을 위반한 경우에 지급해야 하는 돈입니다. 위약금의 액수는 계약마다 다른데, 강지환의 방송출연계약서에는 위약금에 관해 이렇게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5(배우 및 매니지먼트사의 의무)
② 배우는 본 프로그램의 제작 방영과 관련하여 법률을 위반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중문화예술인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10(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④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에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기지급된 출연료 또는 계약금 중 많은 금액의 2배를 위약금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 이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에 따라 강지환과 젤리피쉬가 제작사에 지급해야 할 위약금(위약벌)은 이미 지급받은 출연료인15억 원의배인30억 원이 됩니다.

 

강지환과 젤리피쉬는 위약금이 지나치게 많아서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주연배우인 강지환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고액의 출연료를 지급받았을 뿐만 아니라, 강지환의 잘못으로 드라마가 파행을 겪는 등 제작사가 입은 피해가 크므로 위약금 액수가 과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다. 해외 콘텐츠 판권료: 약17억 원

제작사는 조선생존기를 해외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에는강지환이 주연배우라는 점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강지환이 중도하차하는 일이 발생하자, 해외 사업자는 콘텐츠 구입 비용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제작사는 약17억 원을 반환했습니다.

 

법원은 콘텐츠 판매 관련17억 원도 강지환 측이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강지환은 당시 인지도가 매우 높았던 배우로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였고 자신이 출연한 콘텐츠가 해외에도 수출되어 방영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성범죄로 인해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교체되면 해외 콘텐츠 판매에도 문제가 생겨 제작사도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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