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정명석의 실체 및 범죄 행각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인 “나는 신이다”를 통해 JMS 교주 정명석의 실체 및 범죄행각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정명석은 현재 여신도 성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과거에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습니다.

과거 정명석에 대한 형사 판결을 통해서 그의 실체가 무엇이고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이하의 내용은 정명석에 대한 형사판결(서울고등법원 2009. 2. 10 선고 2008노2199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2001 판결)을 참고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정명석에 대한 형사사건의 3심 판결문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길 바랍니다.

 

 

1. JMS 및 정명석의 실체

정명석은 1986년에는 자신의 교리를 믿고 따르는 신도들을 규합하여 기독교 복음선교회(속칭 “JMS”)라는 종교단체를 조직하였습니다. 그 후 정명석은 JMS의 교주로서 ‘선생님’이라는 칭호로 불리며 절대적인 종교적 권위를 행사하여 왔습니다.

 

JMS는 성경을 상징과 비유로 설명하는데, 그 주요 내용은 예수님이 현실의 이 땅 위에 새롭고 놀라운 말씀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의 무리를 이끌고 재림할 것이라는 것이고, 그 재림예수가 바로 정명석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정명석은 “나는 하나님이 보낸 재림예수이고, 사람을 축복하거나 저주할 수 있으며 만병을 낫게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공공연하게 스스로 예수라고 칭하였습니다.

 

또한 정명석은 “하나님이 나에게 세상의 모든 여자를 허락하셨다.”, “예수님이 나의 몸을 통하여 기뻐하신다.”, “나를 거역하면 큰일이 난다.”는 등의 말도 하고 다녔습니다.

 

2. 정명석의 범죄행각

2000년부터 JMS를 탈퇴한 일부 신도들의 고소에 따라 정명석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정명석은 2001년 3월 외국으로 도피하였는데, 정명석을 맹종하는 신도들도 그를 따랐습니다.

 

2001년 8월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리조트에 여신도 A를 불렀습니다.

 

그 리조트에는 A 이외에도 다른 여자 신도도 있었는데, 다른 여자 신도가 신체검사 결과 암에 걸렸다고 고지하여 그 여자 신도가 오열하면서 방을 나오는 장면을 A에게 보여줬습니다. 정명석은 자신이 마치 전지전능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 아무런 의학적 장비 없이 암도 진단할 수 있고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것처럼 능력을 과시한 겁니다.

 

그 뒤에 A에게 신체검사를 한다고 하면서 A를 강제추행하였습니다.

 

정명석의 범죄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명석은 A 외에도 다수의 여성 신도들을 강제추행하거나 강간하였고, 일부는 강간으로 인해 신체적 상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3. 재판의 쟁점

(1) 정명석의 변명

각종 성폭력으로 재판을 받게 된 정명석은 오리발을 내밀었는데, 주된 주장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성행위 자체가 없었는데, 피해자들이 정명석을 음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러한 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강제로 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의 동의 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겁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성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을 사실로 인정하였습니다. 피해자들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된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정명석을 열렬히 따르던 신도들이었던 피해자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정명석을 성범죄라 몰아갈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강제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부분은 조금 더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형법상 강간죄와 강제추행죄가 인정되려면 모두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 하는데, 달리 말해 성적인 행동이 있었더라도 폭행과 협박이 없었다면 강간죄와 강제추행죄는 인정되지 않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는데, 법원은 폭행과 협박을 매우 넓게 보고 있어 때리는 행동이나 강한 수준의 압박이 없더라도 폭행과 협박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강간죄와 강제추행죄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범죄와 준강간죄와 준강제추행죄가 있습니다. 준강간죄(준강제추행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강간(강제추행)을 하는 겁니다.

 

항거불능의 상태라는 건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하는데(대법원 2003. 10. 24. 선고 2003도5322 판결), 술에 만취한 상태가 항거불능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강간죄/강제추행죄와 준간강제/준강제추행죄 비교

	강간죄/강제추행죄	준간강죄/준강제추행죄
요건	폭행과 협박 + 강간/강제추행	항거불능의 상태 + 강간/강제추행

 

법원은 정명석이 A 씨에 대한 준강제추행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하였는데, 그건 A 씨가 당시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굳게 믿고 있던 상황이라 정명석의 성폭력에 저항할 수 없었고, 이는 항거불능의 상태였다고 본 겁니다.

 

(3) 법원의 판결

법원은 정명석의 각종 성폭력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년을 선고하였습니다.

 

4. 김변쓰 코멘트

당시 법원도 이 사건을 가볍게 보지는 않았을 텐데, 정명석이 다수의 여신도들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의 정도에 비하면 가벼운 처벌이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사후적인 해석이기는 하지만, 정명석에 대해 보다 강한 처벌이 이뤄졌다면 그 이후의 추가 범행을 막을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모쪼록 피해자들의 피해가 조속히 회복되기를,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정명석이 범죄 수준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