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진짜 이유를 변호사가 알려드립니다.

2019년 5월,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을 일으킨 당사자는 바로 고유정!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체를 손괴하기까지 한 그녀의 잔인성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전 남편 살해 사건이 있고 난 뒤, 뒤늦게 조명된 사건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살인 사건 발생 당시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남편의 자녀도 사망하였는데, 그 자녀를 죽인 것도 고유정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겁니다.
 

고유정 인물 관게도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광주고등법원(제주재판부)은 전 남편 살인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하여 무기징역을 선고하였고, 당시 남편의 자녀를 살해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광주고등법원 제주재판부 2020.7.15.선고 2020노32 판결).
 
그리고 이 판결은 2020. 11. 5. 대법원에 의해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20.11.5.선고 2020도10794). 
 
고유정 사건은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을 통해서 이미 많이 알려진 사건이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는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시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고유정의 실체를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전 남편 살해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고유정 사건은 리걸엔진(legalengine.co.kr)에 게시된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1. 사실관계(무슨 일이 있었나?)

 
고유정과 전 남편인 강 모씨는 2013년 결혼하였고 두 사람은 결혼 생활 중에 아들 “갑”을 낳았습니다.
 
고유정과 강 모씨는 결혼 생활이 순탄하지 못했고, 결혼 후 약 3년 만인 2016년 6월 경에 부부관계가 사실상 파탄되어 별거를 했습니다.
 
두 사람은 결국 소송을 통해 2017년에 이혼하였고 친권자 및 양육자는 고유정으로 정해졌습니다.
 
부모가 이혼을 하여 한 사람이 자녀를 키우게 되는 경우, 자녀를 양육하지 않은 부모도 자녀를 만나거나 연락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이걸 면접교섭권(面接交涉權)이라고 부릅니다.
 
법원은 고유정을 친권자 및 양육자로 고유정으로 지정하면서 전 남편인에게 강 모씨에게 면접교섭권을 인정하였습니다.
 
강 모씨에게는 “매월 2회(첫째, 셋째 주 토요일 10:00~18:00)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강 모씨가 아이를 제대로 만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참다못한 강 모씨는 법원에 면접교섭을 이행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고, 그제야 고유정은 강 모씨와 자녀 “갑”을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강 모씨와 자녀 “갑”이 만나기로 한 날이 바로 2019. 5. 25.이었습니다.
 
원래 만나기로 한 장소는 청주였지만 고유정은 장소를 제주로 변경했습니다.
 
아이를 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강 모씨에게 장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강 모씨는 아이를 만나러 간다는 생각에 설레 노래까지 불렀습니다.
 
제주의 어느 테마파크에서 고유정, 강 모씨, 아들 “갑”이 만났습니다.
 
그 후 고유정과 강 모씨는 각자의 승용차로 마트로 가서 수박, 당근, 양파 등을 구입한 후 고유정의 차량으로 함께 펜션으로 이동했습니다.
 
세 사람이 펜션에 도착한 건 2019. 5. 25. 17:02경.
 
그리고 그날 밤, 고유정은 이 펜션에서 강 모씨를 살해하였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고유정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약 1주일 뒤인 2019. 6. 1. 청주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강 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되었습니다.
 

긴급체포되는 고유정

 
고유정은 체포 이후 전 남편 강 모씨를 살해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였습니다.
 
다만, 살해의 이유는 강 모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해서 그걸 막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해를 하게 되었다는 게 고유정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사건의 쟁점은 “우발적 살인이냐? 계획적 살인이냐?”입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발적 살인보다는 계획적 살인일 때 훨씬 더 강한 처벌을 받습니다.
 
 

3. 고유정의 주장

고유정은 계획적 살인이 아니라는 증거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가. 범행시기

 
“강 모씨의 가족들이 강 모씨가 면접교섭을 위해 나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만약 강 모 씨의 신변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내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계획적으로 살인할 리 없다.”
 

나. 범행장소

 
“범행 후 흔적을 모두 지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는데, 펜션은 사용시간에 제약이 있고 곧바로 다른 사람의 사용이 예상되어 범행 발각의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계획적인 범행이라면 범행 장소로 펜션을 택했을 리 없다.”
 
 

다. 상처

 
“성폭행을 막는 과정에서 강 모씨의 공격을 받아 칼에 상처를 입었고 사건 발생 며칠 뒤에 정형외과에 가서 상처를 치료받기도 했다.”
 

 

4. 법원의 판단

 
고유정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고유정이 “계획적으로” 강 모씨를 살해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 범행 동기

고유정은 당시 남편인 A 씨를 “갑”의 친부로 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싶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향후 강 모씨와 “갑”의 면접교섭을 강제적으로 허용하여야 할 상황에 놓이자 고유정은 강 모씨에 대한 강한 분노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혈흔형태 분석 결과

 
사건이 발생한 장소인 펜션에 대한 현장 감식 결과, 다이닝룸 및 욕실, 주방, 현관 및 거실, 화장실의 천장, 전등, 벽면, 바닥, 전기밥솥 등에서 혈흔이 발견되었다. 혈흔형태분석 결과 "고유정이 다이닝룸, 욕실, 주방 및 현관에서 강 모씨를 칼 등의 흉기로 가격하였고, 강 모씨는 휘두르는 칼을 지속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 강 모씨의 DNA

 
긴급 체포 당시 경찰은 지하 주차장의 고유정의 차량에서 테이블 전기톱, 수박, 돗자리 매트 조각, 강 모씨 소유 휴대전화, 붉은색 담요, 분홍색 이불 등을 발견하여 압수하였고, 압수물에 대해 유전자 감정을 의뢰하였다. 그 결과 펜션에서 발견된 혈흔과 고유정 차량의 트렁크 바닥 매트, 테이블 톱의 날과 상판 등에서 강 모씨의 DNA가 검출되었다.
 

라. 고유정의 상처

 
고유정이 입은 상처를 감정한 결과, "고유정의 상처는 방어하는 과정에서 생긴 상처가 아니라 스스로의 자해행위에 의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 의견이 나왔다.
 

마. CCTV 영상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서 고유정이 범행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 등을 버리는 장면이 확인되었다.
 
 

바. 성폭행 여부

 
강 모씨에게서 고유정이 성폭행을 당했는지에 대한 고유정의 진술도 일관되지 않는다. 고유정은 수사기관에서는 강 모씨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강 모씨를 칼로 찔렀다고 진술했는데, 재판 과정에서는 강 모씨와 성관계를 하는 중 강 모씨를 칼로 찔렀다고 진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