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통보제란 무엇인가?

출생은 그 본인과 가족들에게 매우 큰 축복입니다. 한편으로는 출생은 법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출생을 통해 사람은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되고 각종 신분관계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태어났지만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이 다수 있는데, 참으로 안타깝게도 살해된 경우가 다수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에 출생통보제가 도입되었는데, 그 내용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한편, 출생통보제는 “출생등록될 권리”라는 헌법상 기본권과도 연관이 있으므로, “출생등록될 권리”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1. 출생통보제

가. 배경

영아 살해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습니다. A 씨는씨는 2018년 4월 광주의 한 모텔에서 생후6일 된 딸을 살해한 후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유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A 씨씨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영아를 살해하거나 유기한 사건이 다수 확인되고 있습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르면 ’15년부터 ’22년까지 의료기관에서 출생하였으나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이 2,236명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하니, 그 수가 매우 많습니다.
 

 
정부는 아동의 살해, 유기, 확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출생통보제”를 도입하였습니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2. 3. 4. 국회에 제출하였고 개정안은 ’23. 6. 30.(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출생통보제는 개정안이 공포된 후 1년 후부터 시행됩니다.
 
 

나. 출생통보제의 내용

(1) 출생사실의 통보
출생통보제의 핵심은 아동이 태어났을 때 의료기관이 그 사실을 관련 기관에 알려야 한다는 겁니다. 출생통보제에서 의료인-의료기관의 장-건강보험시산평가원이 담당하는 각자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의료인: 출생정보*를 해당 의료기관에서 관리하는 출생자 모의 진료기록부에 기재해야 함
                 * 모의 성명·주민등록번호, 출생자의 성별·출생연월일시 등
② 의료기관의 장: 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출생정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하여야 함
③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지체없이 모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시·읍·면의 장에게 출생사실을 통보해야 함
 
 
(2) 출생신고의 확인 및 출생등록
시·읍·면의 장은 통보받은 아동이 출생신고 기간(출생 후 1개월) 내에 출생신고가 되었는지를 확인하여야 합니다. 만약 1개월 이내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경우 즉시 신고의무자인 부모에게 7일 이내에 출생신고를 할 것을 최고(催告)하여야 합니다. 참고로 최고는 “통지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신고의무자가 최고기간 내에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신고의무자를 특정할 수 없는 등 최고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상황이라면 시·읍·면의 장은 감독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권으로 출생등록해야 합니다.
 
시ㆍ읍ㆍ면의 장은 출생등록사무처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계 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한다.
 

 

2. 출생등록될 권리

최근 헌법재판소는 “출생등록될 권리”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2021헌마975, 2023. 3. 23.)
 

 

가. 출생등록의 의미

출생신고는 사람의 출생과 관련된 사실을 공적 장부인 가족관계등록부에 기록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입니다. 출생등록은 기본적으로 출생자가 사람으로서 권리ㆍ의무의 주체가 되는 능력을 취득하였음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사람이 출생등록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사람은 아무리 실체법상 일정한 권리ㆍ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자신을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관계 형성의 기회 자체가 박탈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출생등록은 개인의 인격을 발현하는 첫 단계이자 인격을 형성해 나아가는 전제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니다. 만약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이 되지 않는다면,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아동으로서는 이러한 관계 형성의 기회가 완전히 박탈될 수 있습니다.
 
출생등록을 통하여 아동을 다른 아동과 구별할 수 있게 되므로, 출생등록에는 최소한의 기본적인 정보인 아동의 출생일시, 출생지, 아동의 성명, 아동의 부모에 관한 정보 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특히 아동의 부모에 관한 정보는 단순히 아동과의 혈연관계가 있음을 알리는 의미를 넘어서서 아동을 양육할 권리와 의무가 당해 부모에게 있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처럼 출생등록은 아동이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하에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합니다.
 

나. 출생등록될 권리가 기본권에 해당하는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는 ”아동이 사람으로서 인격을 자유로이 발현하고,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하에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권리는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으로부터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입니다.
 
‘출생등록될 권리’는 헌법에 명시되지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으로서, 자유로운 인격실현을 보장하는 자유권적 성격과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보장하는 사회적 기본권의 성격을 함께 지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