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보수금] 변호사가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금을 받을 수 없는 이유

[성공보수금] 변호사가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금을 받을 수 없는 이유

 

1. 사실관계
- A는 2009. 10. 7. 절도 혐의로 긴급체포된 후 구속되었고, B 변호사는 2009. 10. 9. 안동경찰서에서 A를 접견하였습니다.
- A의 자녀인 C는 B변호사를 A의 변호인으로 선임하였는데, 선임한 당일 선임착수금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 또한 성공사례금 항목에 ‘석방조건 사례비 지급하되, 추후 약정하기로 함’이라고 기재한 형사소송선임약정서를 작성하였습니다. A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던 2009. 12. 17. 보석허가결정을 받았는데, 위 보석허가결정을 받기 전, C는 B변호사에게 1억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 법원은 A에게 유죄가 선고하며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형이 선고하였습니다.
- 그 뒤, C는 B변호사에게,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지급한 1억원은 과다한 수임료이니 돌려달라.”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쟁점
- B변호사는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받은 1억원을 C에게 돌려줘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형사사건에서 변호사가 의뢰인으로부터 성공보수금을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A에게 유죄가 선고되었으나 집행유예이므로 교도소 등의 구금시설에는 수용되지 않아도 됨)

 

3. 변호사 보수의 종류
 법률적인 문제가 있어서 변호사를 선임할 때 변호사에게 지급하는 보수는 의뢰인과 변호사가 개별적으로 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반적으로는 크게 착수금과 성공보수금으로 나뉩니다.
 먼저 착수금은 특정한 일을 맡길 때 지급하는 돈으로 재판의 진행, 의뢰인 상담, 서면 작성 등 각종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집니다. 그리고 성공보수는 일종의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는데, 의뢰인이 원하는 일이 이루어졌을 때 지급하는 돈입니다. 착수금과 성공보수의 가장 큰 차이는 지급 조건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즉 착수금은 사건이 잘 해결되든 그렇지 않든 변호사에게 줘야 하지만, 성공보수금은 말 그대로 사건이 잘 해결되어 ‘성공’했을 때 주면 됩니다. 이때 성공이 무엇인지는 의뢰인과 변호사가 정하기 나름입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재판에서 이겨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받게 되는 것이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형사소송에서는 무죄가 선고되거나 구속을 면하게 되는 것 등을 성공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 대법원의 판결
 대법원은 형사사건에서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에 체결된 성공보수 약정은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0111 전원합의체 판결). 즉,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의뢰인부터 성공보수금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한 것입니다.
 대법원이 그와 같은 판단을 한 근거는 민법 제103조입니다.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민법 제103조는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합니다. 예를 들어, ‘갑’이 ‘을’과 “여성을 납치하여 주면 돈을 주겠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한 경우, 이러한 계약은 사회질서에 반하므로 무효인 것입니다.

 민법 제103조는 실제 사건에서 적용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 편인데, 대법원이 형사사건의 성공보수에서 이 조항을 적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성공보수의 개입으로 말미암아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의뢰인과 전적으로 이해관계를 같이 하게 되면, 변호사 직무의 독립성이나 공공성이 훼손될 위험이 있고, 이는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실현에도 장애가 될 수 있다.
 2) 형사사건의 통상적인 성공보수약정에서 정한 ‘성공’에 해당하는 결과인 불기소, 불구속, 구속된 피의자·피고인의 석방, 무죄판결 등은 변호사의 노력만으로 항상 이루어낼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
 3) 형사절차에서 변호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변론활동을 놓고 특정한 결과와 연계시켜 성공보수를 요구하는 것은 그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4)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약정의 한쪽 당사자인 의뢰인은 주로 인신구속이나 형벌이라는 매우 급박하고 중대한 불이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기에 이와 같은 약정을 맺는 경우가 많은데, 법률 지식이 부족하고 소송절차에 대한 경험과 정보도 없는 다수의 의뢰인은 당장 눈앞의 곤경을 면하기 위하여 자신의 처지에 비추어 과다한 성공보수를 약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5. 참고사항
 대법원이 받을 수 없다고 한 것은 형사사건에서의 성공보수금이므로, 그 외는 보수는 받을 수 있습니다. 즉 변호사는 의뢰인으로부터 형사사건에서의 착수금, 민사사건에서의 착수금 및 성공보수금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