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 행세를 하면 명예훼손일까?
○ 다른 사람 행세를 한 A
A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인 B 행세를 하였습니다. 어떻게 한 걸까요?
먼저 A는 자신의 이름으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입을 하였습니다. 그 뒤 자신의 닉네임을 바꿨는데 그 닉네임은 B가 네이버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이었습니다. 그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습니다. 닉네임을 본 사람들은 그 글을 쓴 사람이 A가 아니라 B라고 생각을 한 겁니다.
이 일이 발생하자, 검찰은 A가 B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며 A에 대한 형사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A가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 온라인에서의 명예훼손
일반적인 명예훼손은 형법의 적용을 받지만,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검찰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사실을 드러내어'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또는 진술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어느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글을 올리는 행위에 대하여 위 조항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시글이 그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보고하거나 진술하는 내용이어야 합니다.
그게 아니고 단순히 그 사람을 사칭하여 마치 그 사람이 직접 작성한 글인 것처럼 가장하여 게시글을 올리는 행위는 그 사람에 대한 사실을 드러내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에 대한 관계에서는 정보통신망법 조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7도607 판결).
즉 이 사건에서 A가 B를 사칭하여 마치 B가 직접 작 성한 글인 것처럼 가장하여 각 게시글을 올렸더라도, 그 행위는 B에 대한 사실을 드러내는 행위가 아니므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의 명예훼손행위가 아니라는 겁니다.
○ 유의할 사항
이 판례가 말하는 결론은 “다른 사람을 사칭했다고 곧바로 명예훼손죄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것이지, 그러한 행위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타인의 사칭을 해도 괜찮은 건 아닙니다. 명예훼손죄가 아닌 다른 죄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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