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의 방법, 기한, 필요 서류

물려받을 재산보다 빚이 더 많다면 상속을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상속을 포기하는 게 더 낫습니다. 상속포기의  정확한 뜻, 상폭기의 방법 및 절차, 상속포기 기한, 상속포기 각서의 효 등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상속포기의 뜻과 효력

상속포기라는 건 말 그대로 상속을 받지 않고 포기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상속포기의 정확한 의미를 알려면, 단순승인과 한정승인을 이해해야 합니다.

 

현행법에 따를 때, 피상속인(부모 등)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 경우, 상속인(상속을 받는 사람)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3가지(단순승인, 상속포기, 한정승인)가 있습니다.

 

단순승인은 상속인이 제한 없이 피상속인의 권리의무를 승계하는 것(재산과 빚을 모두 함께 물려받는 것)이고,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속한 모든 권리의무의 승계를 부인하는 것(재산과 빚을 모두 물려받지 않는 것)이며,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재산한도로만 빚을 물려받음)입니다.

 

예를 들어, 갑에게 5억 원의 재산과 6억 원의 빚이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때 갑의 사망으로 갑의 자녀인 "을"이 단순승인을 하면 재산과 빚을 모두 넘겨받아 전체적으로 -1억 원이 되고 빚 1억 원을 채무자에게 갚아야 합니다.

만약 "을"이 한정승인을 하면 재산의 한도(5억 원)에서만 빚을 넘겨받는 것이므로1억 원의 빚을 갚을 필요는 없죠.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은 빚을 물려받지 않는 것 동일해서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상속포기를 하면 후순위 상속인에게 빚이 넘어갑니다. 예컨대,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아들(딸)이 상속을 포기하면 그 빚은 손자(손녀)가 넘어갑니다.

이에 반해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절차가 마무리되어 상속재산과 빚이 더 이상 다른 상속인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2. 상속포기의 방법과 필요서류

 상속포기를 하려면, 상속재산포기 심판청구서를 법원(피상속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제출하면 됩니다.

 

상속포기에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청구인들의 가족관계증명서(상세), 주민등록등본                

2. 청구인들의 인감증명서(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          

  ※ 청구인이 미성년자인 경우 법정대리인(부모)의 인감증명서를 첨부함           

3. 피상속인의 폐쇄가족관계등록부에 따른 기본증명서(상세), 가족관계증명서(상세)  

4. 피상속인의 말소된 주민등록등본                           

5. 가계도(직계비속이 아닌 경우)        

 

※ 상속재산포기심판청구서 양식은 아래 파일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3. 상속포기의 기한

가. 원칙

상속포기에서는 기한이 매우 중요합니다. 상속포기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일정한 기한 내에서만 가능합니다.

 

상속을 포기하려는 상속인이 상속이 개시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포기를 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상속을 포기할 수 없고 단순승인이 되어 재산과 빚을 모두 받습니다.

3개월이라는 기간을 둔 것은 상속인이 이 기간 동안 상속재산을 조사하고 상속을 포기할지 말지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만약 3개월의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기간연장을 신청하면 됩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단서).

 

나. 예외 1: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경우

상속개시일로부터 3개월 사이에 상속포기를 하지 않아 재산과 빚을 모두 받았는데, 뒤늦게 재산보다 빚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데, 이걸 흔히 "특별한정승인"이라고 합니다.

특별한정승인을 하려면 한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지 못한 것에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중대한 과실이 있다는 건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적극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그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입니다.

결국 중대한 과실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법원의 다음의 요소를 고려합니다.

 

• 상속인의  나이
• 상속인과 피상속인이 동거하였는지의 여부
• 거주관계를  포함한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평소  관계
• 상속채무의  종류
• 상속채무에 대한 권리를 가진 자(상속채권자)가 채권에 대해서 알렸는지의 여부

 

 

나. 예외 2: 미성년자의 경우

아무래도 미성년자는 법률 지식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은데, 상속 절차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상속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더 많은데도 제때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하지 않으면, 미성년자가 상속을 단순승인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로 인해 미성년자가 부모의 빚을 고스란히 떠안고, 성년이 되어서도 빚 때문에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없는 이른바 빚 대물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2022년 12월에 민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지금은 미성년자인 상속인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상속을 성년이 되기 전에 단순승인하였더라도 성년이 된 후 그 상속의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4항).

 

※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에 관한 법무부의 보도자료는 아래 파일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보도자료)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배포즉시보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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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속포기 각서의 효력

 

상속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상속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속포기 각서를 미리 작성해 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리 피상속인(예: 부모 등)이 살아있는 동안에 상속인 중 일부가 상속포기 각서를 작성하면 그 각서는 효력이 있을까요?

 

우리 법원은 이러한 상속포기 각서는 효력이 없다고 봅니다.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 후에 민법이 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지, 상속이 일어나기도 전에 미리 상속포기를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 상속 개시 전 상속포기 각서(합의)의 효력 관련 판례(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9021 판결) 상속인 중의 1인이 피상속인의 생존시에 피상속인에 대하여 상속을 포기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속개시 후 민법이 정하는 절차와 방식에 따라 상속포기를 하지 아니한 이상, 상속개시 후에 자신의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또는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의 행사라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