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상담] 자녀를 키우지도 않는데, 부모로서 책임을 져야 하나요?

이혼이 증가함에 따라 이혼 후의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혼 후에 자녀가 사고를 친 경우에 자녀를 키우지 않는 부모(비양육친)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질문 내용 

전처(前妻)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지만 그 뒤 이혼을 했고, 자녀는 전처가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크게 사고를 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부모가 저에게 아이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키우고 저는 직접 키우지 않는데, 저도 아이의 행동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까요?

 

2. 김변쓰 답변: 비양육친의 책임

 

2022년 4월, 대법원은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책임에 관한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0다240021 판결).

 

먼저 그 판결을 알아보고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가.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 및 쟁점

 

만 17세였던 A씨는 피해자의 나체사진을 촬영해서 가지고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받지 않자,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고 이후 피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뒤 A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소년부 송치 결정을 받고 보호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자의 유족은 A씨의 부모가 A씨를 제대로 교육하고 보호·감독해야 하는데도 이걸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A씨와 그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A 씨의씨의 부모는 A씨가 만 2세일 때 이혼하였고 A씨의 어머니가 친권자 및 양육자로서 A씨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A씨의 어머니는 미성년자의 감독자로서 A씨의 행동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죠.

 

이 사건의 쟁점은 “A씨를 키우지 않는 A씨 아버지도 손해배상책임을 지는가?”였습니다.

 

 

나. 대법원의 판단

 

​이혼을 하고 아이를 직접 키우지 않는 건 아니더라도 어쨌든 부모는 부모입니다. 이혼 후에도 면접교섭권에 따라 자녀를 만날 수 있고, 양육비용도 분담해야 합니다. 그러니 부모로서 미성년자인 자녀의 잘못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대법원의 입장은 다릅니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자녀를 키우지 않는 부모는 자녀의 잘못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자녀를 키우지 않는 부모는 친권과 양육권이 없어 자녀를 키우는 데 직접 관여하지 않으니, 그 책임도 없다는 것이죠. 자녀를 만날 수 있는 권리와 양육비 부담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손해배상책임과 무관하다고 봤습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자녀를 키우지 않는 부모가 책임을 져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첫째, 직접 키우지는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자녀 양육에 관여하는 정도가 많은 경우입니다.

 둘째, 자녀가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았을 경우입니다.

 

​다. 답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질문자님의 질의사항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이혼 후 자녀를 양육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질문자님은 자녀의 잘못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다만, 자녀 양육에 깊이 관여하고 있거나 자녀의 잘못을 미리 알았다면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 유튜브 동영상 보기

https://youtu.be/1MQw42Uf6n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