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대용신탁이란 무엇인가?

상속은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달려있는 문제라서 법적 분쟁이 많은 영역입니다. 요즘에는 상속을 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유언대용신탁”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이란 무엇이고 알아보고,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신탁이란?

 
유언대용신탁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탁”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탁(信託)”이란 쉽게 말하면 일정한 목적에 따라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걸 말합니다.
 
신탁에는 3명의 행위자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는 위탁자인데, 위탁자는 신탁을 설정하는 사람(재산의 관리를 맡기는 사람)입니다. 두 번째는 수탁자인데, 수탁자는 신탁을 인수하는 사람(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재산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세 번째는 수익자인데, 신탁으로 인한 이익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예컨대, A가 갑 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하여 재산을 맡기면서 “자녀인 B를 위해서 재산을 사용해 달라.”라고 요청한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이때, A가 신탁자, “갑” 은행이 수탁자, B가 수익자가 됩니다.
 

신탁의 법률관계

  

2. 유언대용신탁이란?

유언대용신탁은 자신의 재산을 금융기관(수탁자)에 맡기고, 생전에는 위탁자(자신)가 원하는 대로 관리 및 운용하다가 사망한 이후에는 생전에 미리 정해둔 수익자에게 미리 지정한 방법으로 상속을 진행하는 방식의 신탁입니다. 고객이 사망하면 유언과 유사한 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유언대용신탁”이라고 부릅니다.
 
유언과 유언대용신탁은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준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언과 유언대용신탁은 차이점도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 유언과 유언대용신탁의 차이
 

	유언	유언대용신탁
관련 규정	민법 제1065조	신탁법 제59조
형식	자필증서, 녹음, 공증, 비밀증서, 구수증서	신탁계약
특징	엄격한 법정요건 준수 필요	계약 방식
효력 발생시기	사후 효력 발생	생전 효력 발생
재산관리	직접 관리	수탁자가 신탁자 의사대로 관리

 
유언대용신탁의 기원은 중세 유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11세기 십자군 전쟁에 참가한 중세 유럽의 영주들은 자신이 소유한 영토를 지인에게 맡기면서 “유스(use)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유스계약의 내용은 영주가 생존하는 동안에는 해당 영토에서 나오는 산출물을 자신의 가족에게 지급하고 영주가 사망하면 상속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어서, 오늘날의 유언대용신탁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2012년 법령 개정으로 신탁법에 규정되었습니다.
 

○ 신탁법 제59조(유언대용신탁)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가 수익자를 변경할 권리를 갖는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1. 수익자가 될 자로 지정된 자가 위탁자의 사망 시에 수익권을 취득하는 신탁 2.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 기한 급부를 받는 신탁 ② 제1항제2호의 수익자는 위탁자가 사망할 때까지 수익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다만, 신탁행위로 달리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3. 유언대용신탁의 장점과 단점

가. 장점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직접 재산을 통제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재산관리가 가능합니다. 위탁자는 언제든지 상속재산 또는 수익자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유언이 법적인 효력을 가지려면 민법이 정한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하고, 어느 하나라도 갖추지 못하면 효력이 없습니다. 실제로 유언이 효력이 있는지를 두고 법적인 다툼을 벌이는 경우가 많이 있은데, 유언대용신탁은 효력이 문제 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을 해 두면 유언을 집행하는 것이 보다 편리한 면이 있습니다. 유언장이 있으면 그 유언장에 기재된 대로 집행이 가능하면, 집행하는 과정에서 불편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은행 예금을 인출하려고 할 때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를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을 해 두면 수탁자가 유언을 집행하니 집행이 용이하게 이뤄집니다.
 

 
 

나. 단점

유언대용신탁은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보수를 지급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보수는 금융기관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보수는 다음의 3가지로 구성됩니다.
 

• 기본보수: 신탁계약 체결시 발생하는 보수
• 집행보수: 위탁자가 사망한 경우에 발생하는 보수
• 개별신탁보수: 신탁재산별로 발생되는 보수

유언을 해 두면 유언을 한 사람이 사망하기 전까지는 유언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에 관한 유언대용신탁의 경우에는 그 내용이 등기부등본에 기재되어 신탁의 내용이 공개됩니다. 생전에 상속인들간의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생기는 겁니다.
 
유언대용신탁의 장점으로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는 위탁의 의도에 맞게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유언을 하더라도 유언의 내용이 100%에게 반영되지 않을 수 있는데, 그건 유류분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유류분 제도는 상속에서 배제된 자도 최소한의 상속분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겁니다.
 
※ 유류분 관련 상세 내용 확인하기
 

유류분의 뜻, 계산 방법, 반환청구

 
그렇다면 유언대용신탁을 하면 유류분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걸까요? 이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려운데 그건 법원의 판결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판결은 ‘위탁자 사망 1년 이전에 유언대용신탁을 하였다면 유류분에서 제외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하지만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판결은 ‘수익자가 상속인이라면 유언대용신탁을 언제 하였는지에 관계없이 모두 유류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등의 상급 법원이 이 부분에 대한 교통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