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음식물 분쇄기는 합법일까, 불법일까?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건 매우 번거롭고 골치 아픈 일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음식물이 쉽게 부패하는 여름철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해 싱크대에 음식물 분쇄기를 설치하는 가정이 많은데, 음식물 분쇄기를 불법적으로 설치하여 이용하는 사례가 다수라서 문제가 됩니다. 음식물 분쇄기를 합법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음식물 분쇄기란?

음식물 분쇄기는 싱크대 배수대에 설치하여 음식물을 잘게 갈아서 처리하는 기계를 말합니다. 흔히 음식물 분쇄기, 디스포저(disposer)라고 불리는데, 정식 명칭은 “주방용 오물분쇄기”입니다.
 
싱크대에 음식물을 넣기만 하면 알아서 음식물이 잘게 쪼개져서 밑으로 내려가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간편하게 음식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2019년에는 22만 대 가까이 판매되었고, 홈쇼핑 프로그램에서도 음식물 분쇄기를 판매하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음식물 분쇄기는 분쇄된 음식물이 전부 배관으로 흘러 들어가서 하수구로 배출되기 때문에 하수도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관로가 막혀서 악취가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에는 오수가 집안으로 역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법적으로 음식물 분쇄기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2. 불법? 합법?

가. 하수도법

음식물 분쇄기가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인 하수도법을 살펴봐야 합니다.
 

□ 하수도법
○ 제33조(특정공산품의 사용제한 등) ① 환경부장관은 하수의 수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정공산품을 사용함으로 인하여 하수의 수질을 현저히 악화시키는 것으로 판단되는 때에는 관계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해당 특정공산품의 제조ㆍ수입ㆍ판매나 사용의 금지 또는 제한을 명할 수 있다. 다만,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연구 또는 시험을 위하여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용도로 제조ㆍ수입ㆍ판매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판매·사용금지(환경부고시)
○ 제1조(판매·사용금지) 하수도법 제3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라 주방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찌꺼기 등을 분쇄하여 오수와 함께 배출하는 주방용오물분쇄기의 판매와 사용을 금지한다.
○ 제2조(판매·사용금지의 예외) 제1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9조에 따라 인증을 받은 제품이「전기용품안전관리법」제3조에 따라 안전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 한해 판매·사용을 할 수 있다.
1. 하수도법 제2조 제15호에 의한 하수처리구역내 일반가정
2. 하수처리구역외 지역 중 개인하수처리시설(오수처리시설만 해당)이 설치된 일반가정

 
즉, 하수도법 제33조에 근거하여 환경부장관은 원칙적으로 음식물 분쇄기를 사용하는 걸 금지하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인증을 받은 경우에만 사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나. 인증 기준

인증을 받는 주된 기준은 음식물찌꺼기가 회수 또는 배출되는 비율입니다. 음식물찌꺼기가 고형물 무게 기준으로 80%이상 회수되거나 20%미만으로 배출되는 경우에만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의 여부는 아래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 불법인 경우

문제는 법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여 인증을 받은 뒤에 실제로 설치를 할 때는 인증받은 방식과 다르게 설치하여 판매한다는 점입니다. 회수통이나 거름말을 제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개조나 변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모두 불법입니다.
 
다음 그림의 제품은 모두 불법이라는 걸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상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위반시의 제재

불법 음식물 분쇄기를 제조하거나 판매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하수도법 제76조 제2호).
 
불법 음식물 분쇄기를 제조하거나 판매하지 않고 단순히 이용만 하면 괜찮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불법 음식물 분쇄기를 이용하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하수도법 제80조 제4항 제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