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허용여부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화상이나 전화로 진료를 받는 걸 흔히 “비대면 진료”라고 부릅니다. 비대면 진료는 현행 법률상 허용되는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비대면 진료는 합법? 불법?

가. 대면 진료 원칙

병원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병원에는 환자가 매우 많고 자연스럽게 대기 시간도 긴 편입니다. 그에 반해 진료시간은 대기 시간보다 훨씬 짧게 마련입니다. 1~2시간을 기다린 뒤, 5~10분 정도 진료를 받으면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면 매번 병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 편할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행 법에 따를 때 비대면 진료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관련 법령인 “의료법”을 보겠습니다.
 

○ 의료법 제33조(개설 등) ①의료인은 이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으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여야 한다.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건 대면진료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의료법이 대면진료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건 의료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몸을 직접 살피면서 진료를 하는데, 화상이나 전화로 진료를 하면 아무래도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즉, 정확한 진료를 하기 어려워 환자에게 충분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여 대면 진료를 원칙으로 정하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 판례도 의사가 전화로 원격지에 있는 환자에게 행하는 의료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에 위반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5도13830 판결)
 

나. 코로나 시기의 비대면 진료

코로나 바이러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쳤는데, 진료 형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성상 감염병의 확산을 막으려면 사람들의 사이의 접촉이나 대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코로나가 한창 심할 때에는 비대면 진료가 예외적으로 허용되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비대면 진료가 가능했던 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약칭: 감염병예방법)”에 명시적인 근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 감염병예방법 제49조의3(의료인, 환자 및 의료기관 보호를 위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 ① 의료업에 종사하는 의료인(중략)은 감염병과 관련하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8조제2항에 따른 심각 단계 이상의 위기경보가 발령된 때에는 환자, 의료인 및 의료기관 등을 감염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의료법」 제33조제1항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서 유선ㆍ무선ㆍ화상통신,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의료기관 외부에 있는 환자에게 건강 또는 질병의 지속적 관찰, 진단, 상담 및 처방을 할 수 있다.
② 보건복지부장관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1항에 따른 한시적 비대면 진료의 지역, 기간 등 범위를 결정한다.

 
 

2.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란?

가. 의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란 말 그대로 비대면 진료를 시범적으로 실시한다는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병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진 6월 1일부터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한 비대면 진료의 시행이 종료되어 비대면 진료는 다시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료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비대면 진료를 전면적으로 허용하자는 주장도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법이 변경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수는 없어 “시범사업”이라는 단서가 붙은 겁니다.
 

나.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경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따를 때,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합니다.
 

(1) 재진 환자

이미 한 번 이상 진료를 받은 재진 환자는 비대면 진료를 허용해도 위험성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재진환자는 대면진료를 받은 의료기관에 해당 질환에 대해 진료받은(만성질환자 1년 이내, 그 외 환자 30일 이내) 사실을 알리고, 의료기관은 의무기록에 따라 환자가 해당 질환에 대해 진료를 받았었는지 확인하면 바로 비대면진료가 가능합니다.
 
<예시>
40세 남성 “갑”이 A내과에 방문하여 고혈압을 진단받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경우, “갑”은 A내과 비대면으로 고혈압 진료를 받을 수 있음
 

(2) 초진 환자

초진 환자라고 해서 비대면 진료가 전혀 허용되지 않는 건 아니고, 아래의 경우에는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섬/벽지 환자: 「보험료 경감 고시」 별표1에 규정된 섬·벽지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
• 거동 불편자: 만 65세 이상이면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노인, 장애인
• 감염병 확진환자: 감염병예방법 상 1급 또는 2급 감염병으로 확진되어 격리(권고 포함) 중에 타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한 환자

<예시>
호흡기 증상이 있어 B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고 코로나19 확진된 “을”은 격리(권고 5일) 중 피부염으로 B 피부과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음
 

 

3.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실시방식

 

비대면 진료 실시방

 

가. 비대면 진료 요청 및 대상환자 확인

비대면 진료를 받으려는 환자는 대상환자 기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에, 의료기관에 비대면 진료를 요청합니다. 의사는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요청할 경우 진료 전 환자 본인여부, 의료기관별 대상환자 해당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나. 비대면 진료의 실시

비대면 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상호 확인이 가능하도록 영상통화와 같은 화상진료를 하는 게 원칙입니다. 화상통신 사용이 곤란한 환자(노인,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 등)는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로도 가능합니다.하지만, 증상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문자메시지나 메신저만으로 하는 비대면진료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의사는 진료실 내에서 비대면 진료를 실시해야 합니다. 비대면 진료를 실시하였으나 진단을 위해 검사나 처치와 같은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환자에게 내원을 권유합니다.
 

다. 본인부담금 수납

비대면진료 후 환자의 본인부담금 수납에 대해서는 의료기관(약국)과 환자가 협의하여 결정합니다.
 

라. 처방전 발급

비대면 진료가 끝난 뒤 처방전 발급이 필요하면 의사는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진료한 환자의 전화번호 등을 포함하여 팩스 또는 이메일 등을 통해 처방전을 전송합니다. 환자는 처방된 의약품의 조제 가능성, 수령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처방전이 전송될 약국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마. 의약품 제조 및 수령

환자가 지정한 약국의 약사는 비대면진료 처방전을 전송받은 뒤에, 환자와 사전 상담을 통해 처방 의약품의 조제가능 여부(대체조제가능 여부 포함), 수령방식 등을 협의합니다. 약사가 조제한 의약품은 본인 수령이 원칙이지만, 대리인의 신분 및 환자와의 관계를 확인하면 대리인이 수령할 수도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장기요양등급을 받은 노인, 장애인),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는 약사와 협의하여 집에서 약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관련 안내자료

 

2.비대면_진료_시범사업_대국민_안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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