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상도례란 무엇인가?

언론 기사에서 "친족상도례"란 용어를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재산을 둘러싸고 가족과 분쟁을 겪고 있는  연예인 박수홍 씨 사건에서 친족상도례가 문제된 경우도 있습니다. 친족상도례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친족상도례란?

가. 친족상도례의 뜻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는 친족 사이에 벌어진 재산 범죄에 대해서는 범인에게 유리에게 작용하는 특례 규정을 말합니다. 친족상도례의 "도(盜)"는 도둑이라는 뜻으로 재산 범죄를 의미합니다.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범죄는 절도죄입니다. 다른 사람의 재물을 훔치면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형법 제329조). 하지만 물건을 훔친 사람이 친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에는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아들이 아버지의 지갑에서 돈을 훔치더라도 절도죄가 되는 건 아닙니다.
 

나. 친족상도례의 취지

친족상도례를 인정하고 있는 이유는 친족 간의 친밀한 정서와 특수한 관계를 고려한 때문입니다. 즉, 가정 내의 사건에 대해서는 가급적 법이 개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깔려있는 것이죠.
 

다. 친족상도례의 내용

어떤 친족이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형을 면제하여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외의 친족의 경우에는 아예 형이 면제되는 건 아니어서 피해자가 고소를 하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구분	효과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형을 면제함
그 외의 친족	고소가 있어야 공소제기 가능

 

○ 형법 제328조(친족간의 범행과 고소)
①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간의 제323조의 죄는 그 형을 면제한다.
②제1항이외의 친족간에 제323조의 죄를 범한 때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2.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경우

가. 적용범죄

모든 범죄에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아들을 때렸다면 그건 폭행죄가 되는 겁니다.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범죄는 주로 재산과 관련된 범죄인데, 대표적인 범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절도, 야간주거침입절도, 특수절도, 자동차등 불법사용
• 사기죄, 공갈죄, 횡령죄, 배임죄, 장물죄, 권리행사방해죄

 

나. 친족의 범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친족은 민법상의 개념입니다. 민법은 친족을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77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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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계혈족

직계혈족은 직계존속(예: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과 직계비속(예: 아들, 딸, 손자, 손녀 등)을 의미합니다. 
 

(2) 배우자

배우자는 법적으로 혼인(법률혼)을 한 배우자를 말합니다.
 

(3) 동거친족

동거친족은 동일한 주거지에서 일상생활을 같이하는 친족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형과 동생이 동일한 집에서 같이 산다면 동거친족이지만, 따로 생활한다면 동거친족이 아닙니다.
 

다. 주요 사례

(1) 사실관계

A는 친할아버지 B의 농협 예금통장을 훔친 다음에 현금자동지급기에 넣고 조작하여 57만 원을 A명의 통장으로 입금함
 

(2) 법원의 판결

법원(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A의 할아버지인 B가 아니라 농협이라고 판단하였고, 이에 따라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결함
 

 

3. 박수홍 씨 사건과 친족상도례

가. 박수홍 씨 사건

연예인 박수홍 씨 사건의 핵심은 횡령입니다. 박수홍 씨는 약 30년 간 연예인으로 활동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친형에게 매니저 업무를 맡겼습니다. 박수홍 씨에 따르면, 친형과 형수가 자신 모르게 약 1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빼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수홍 씨는 친형과 형수를 횡령(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수홍 씨의 아버지는 "실제로 박수홍의 자금은 내가 관리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나. 친족상도례

다른 사람의 돈을 함부로 빼돌리는 건 횡령인데, 횡령은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범죄입니다.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사이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데, 박수홍 씨의 형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 박수홍 씨가 고소하면 처벌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수홍 씨 아버지의 주장대로 아버지가 횡령을 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직계혈족이어서 친족상도례가 적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박수홍 씨의 아버지가 횡령을 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횡령 금액 중 상당 액수는 박수홍 씨가 아닌 '법인(회사)'이 직접적인 피해자여서 친족상도례 적용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