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인주의, 속지주의의 뜻과 차이

속인주의와 속지주의는 형법이 적용되는 범위에 관한 개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속인주의와 속지주의가 정확히 어떤 뜻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속인주의와 속지주의란?

가. 속인주의

속인주의(屬人主義)는 사람(국적)을 기준으로 형법을 적용하는 겁니다. 즉, 자국민의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가 일어난 장소가 어디이든 자국 형법을 적용하는 것이죠. 
 

나. 속지주의

속지주의(屬地主義)는 지역을 기준으로 형법을 적용하는 겁니다. 즉, 자국의 영역 안에서 발생한 모든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국적을 불문하고 자국의 형법을 적용하는 것이죠.
 
속지주의와 비슷한 개념으로 기국주의(旗國主義)라는 게 있습니다. 기국주의는 국외를 운항 중인 자국의 선박이나 항공기 내 자국과 비슷하게 봐서, 자국의 형법을 적용하는 겁니다. 기국주의는 속지주의의 특수한 형태입니다.
 

다. 보호주의와 세계주의

일반적으로는 속인주의와 속지주의만 알려져 있지만, 보호주의와 세계주의도 있습니다.
 
보호주의는 자국 또는 자국민의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누구에 의해서 어느 곳에서 발생하였는지와 관계없이 자국의 형법을 적용하는 겁니다.
 
세계주의는 누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범한 범죄인가를 불문하고 문명국가에서 인정되는 공통된 법익을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자국의 형법을 적용하는 겁니다. 세계주의는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2.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는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면서 속인주의와 보호주의를 보충적으로 가미하고 있습니다.
 

가. 속지주의 원칙

우리나라의 형법은 대한민국의 영역 내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적용됩니다. 이때 "영역"이란 건 영토, 영해, 영공을 포함하는 겁니다. 따라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폭행을 저지르면 우리나라 형법에 따른 폭행죄로 처벌되는 겁니다.
 

○ 형법 제2조(국내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내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한다.

 
또한 속지주의의 특수원칙인 기국주의도 적용되므로, 대한민국의 선박이나 항공기에서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르면 역시 우리나라 법에 따라 처벌됩니다.
 

 

나. 속인주의 가미

우리나라는 속인주의를 가미하고 있어,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도 적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금지된 행위는 외국에서도 금지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외국에서 마약을 투약하면 우리나라 형법에 따라 처벌됩니다. 설령 그 나라는 마약이 합법이라고 하더라니 마찬가지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 형법 제3조(내국인의 국외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

 

 

다. 보호주의

특정한 범죄에 대해서는 보호주의도 적용됩니다. 대한민국의 영역 외에서 외국인이 저지른 범죄는 원칙적으로 우리나라 형법이 적용되지 않지만, 내란의 죄, 외환의 죄, 통화에 관한 죄 등을 저지른 경우에는 우리나라 형법이 적용되는 겁니다. 예컨대, 미국에 사는 A 씨가 사용할 목적으로 우리나라 화폐를 위조하면 우리나라 형법에 따라 처벌됩니다.
 

○ 형법 제5조(외국인의 국외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 외에서 다음에 기재한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적용한다.
1. 내란의 죄
2. 외환의 죄
3. 국기에 관한 죄
4. 통화에 관한 죄
5. 유가증권, 우표와 인지에 관한 죄
6. 문서에 관한 죄중 제225조 내지 제230조
7. 인장에 관한 죄중 제238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