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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과 법/인사, 노무, 노동

경업금지 의무(약정)이란 무엇인가?

by 로도스로 2023. 11. 13.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경업금지 약정을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경업금지 의무(약정)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경업금지 약정을 하였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1. 경업금지 의무(약정)이란?

가. 경업금지 의무

경업금지 의무(競業禁止 義務)는 말 그대로 경쟁하는 업종이나 업체(회사)에서 근무를 하지 않아야 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경업금지 의무가 포함된 계약을 경업금지 약정이라고 부릅니다.
 
근로계약서에 경업금지 약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별도로 서약서를 작성하기도 하는데, 경업금지 약정의 예시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A회사 재직 시 습득한 제반지식, 기술 및 고객관계를 퇴직 후 2년 이내에 A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에 제공하지 않으며, A회사와 동종업무를 하는 회사에 취업하지 않겠습니다.

 

나. 경엄금지 약정의 필요성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경업금지 약정을 하는 게 유리합니다. 경업금지 약정은 대체로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가진 연구직들과 근로계약을 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정보와 중요한 기술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는데, 경쟁 회사에 이직해서 그 정보를 활용하면 낭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사의 주요한 인력이 경쟁 회사로 옮겨가면, 회사는 이직을 막기 위해 “전직금지 가처분”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인력 빼가기가 문제 되어 전직금지가처분이 제기된 유명한 사례는 “LG화학-SK이노베이션 사건”이 있습니다.
 

  

2. 경업금지 약정의 효력

가. 경업금지 약정의 문제점

경업금지 약정을 하는 게 회사에게는 유리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는 경쟁업체로의 취업을 제한하는 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헌법에 따라 누구나 근로의 자유를 가지는데(헌법 제32조)는, 근로의 자유에는 자유롭게 회사를 선택할 자유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가진 기술이나 역량은 특정 분야에 치우칠 수밖에 없어서 비슷한 분야로 이직을 하는 게 일반적이기도 합니다.
 

나. 판단기준

회사와 근로자가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안에 경업금지 의무가 부과되어 있다면, 그러한 경업금지 약정은 법적으로 효력이 있습니다. 계약은 지키는 게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근로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계약(약정)은 무효입니다.
 
그렇다면, 유효와 무효를 가리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법원이 제시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 ① 회사의 이익을 보호할 가치가 있는가?
  • ②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가 무엇이었나?
  • ③ 경업제한의 기간ㆍ지역 및 대상직종이 얼마나 되나?
  • ④ 대가가 제공되었는가?
  • ⑤ 퇴직한 경위가 어떠한가?
  • ⑥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 있는가?

 

 

3. 경업금지 약정 관련 구체적 사례

법원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기준 자체가 추상적이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감을 잡는 게 더 좋습니다.
 

가. 경업금지 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한 사례

(1) 사실관계 

  • “갑”은 보험회사의 지점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면서 회사와 경업금지 및 영업방해금지약정을 체결하고 희망퇴직위로금을 지급받음
  • 그 뒤에 “갑”은 동종업종을 영위하는 다른 보험회사 지점장으로 입사함

 

(2) 법원 판결(서울동부지방법원 2010. 11. 3. 선고 2010가합161 판결)

법원은 보험회사 지점장과 고객의 개인적 인적관계 보험회사의 입장에서 배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영업이익이라고 볼 수 없고, 경업금지약정을 통해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하지 않아 경업금지약정이 무효라고 판단함
 

나. 경업금지 약정이 "유효"라고 본 사례

(1) 사실관계

  • “을”은 A영어학원의 강사로 근무하면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취득한 모든 정보와 노하우가 영업상의 중요사항 및 기밀사항임을 인정하여 근로계약 종료 후 1년간 학원이 위치한 인근의 학원 등에서 근무하거나 개원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한다”라고 약정함
  •  “을”은 A학원을 그만둔 뒤 근처에 있는 다른 B영어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함

 

(2) 법원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 21. 선고 2018가단5059836 판결)

A학원은 학원 주변에 위치한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그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일 상권에 속하는 다른 학원들과 영업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을”이 A학원을 그만두고 경쟁학원으로 이직하여 강의를 할 경우 A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이 “을”을 따라 학원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하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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