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에게 학력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의 최후

2003년에 데뷔한 에픽하이는 올해21년 차 가수로, 타블로, 미쓰라, 투컷 3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에픽하이는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의 곡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Fly, 우산, 헤픈 엔딩 등 히트곡도 매우 많은 편이죠.
 
초기에 에픽하이라는 팀을 알리는 데에는 타블로의 역할이 컸습니다. 미국의 명문대학인 스탠포드대학교를 졸업한 이력으로 타블로는 ‘엄친아’ 이미지를 얻었는데요,  역설적으로 그 학력 때문에 타블로는 심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그의 학력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는데,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라는 카페까지 생겼죠.
'타진요'는 한때 회원이 20만 명에 달했습니다.
 
타블로는 스탠포드를 졸업하게 맞다고 말했지만, 타진요 회원들은 거짓학력으로 대중을 속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진요 회원들에 대한 판결을 통해서, 타블로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타블로 사건 관련 영상 바로 보기(아래 이미지 클릭)

 

1. ‘타진요’의 주장

2007년 이른바 “신정아 학력 위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였던 신정아 씨는 평소 예일대 박사 출신으로 행세했지만, 알고 보니 예일대에 다닌 적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명인들의 학력을 검증하는 일이 많았는데, 타블로도 학력 검증의 타겟이 된 겁니다.
 
타진요 회원들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타블로의 학력은 모두 허위이고 타블로는 스탠포드 대학에 간 적도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실제 스탠포드를 졸업한 다른 사람의 이름을 도용해서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건 전부 사실이 아니고, 타블로는 스탠포드를 졸업한 게 맞습니다.
 
사실 학력을 증명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학교 졸업에 관한 서류를 확인하면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타블로는 성적증명서, 졸업사진 등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타진요 회원들은 타블로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 자료들은 타블로가 위조했다는 것이죠.
 
이 정도만 해도 타블로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건데, 타진요 회원들은 타블로의 가족들까지 욕했습니다. 가족에게 “돌대가리”, “과대망상환자”와 같이 원색적인 모욕까지 퍼부었죠. 심지어는 타블로의 어머니 가게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근거없는 억측으로 타블로의 삶은 무너졌습니다. 가수로 활동을 할 수 없으니 생계마저 어려워졌죠.
당시 타블로는 배우 강혜정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가족들의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던 타블로는 타진요 회원 일부를 고소했습니다.
 
검찰이 타진요 회원들을 기소하였는데, 이때 적용한 법률은 “정보통신망법”입니다. 일반적으로 허위 사실로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형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하지만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서 명예를 훼손하면 더 강하게 처벌받습니다.
온라인에서의 명예훼손 행위는 쉽게 전파될 뿐만 아니라 한 번 박제되면 오랫동안 남아 있어, 피해자에게 끼치는 피해가 매우 크기 때문이죠.  

○ 정보통신망법 제70조(벌칙)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2. 법원의 판단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법원은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졸업한 게 맞다.”라고 판단했고, 타진요 회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타블로는 1988년에 가족들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가서 1992년에 캐나다 국적을 취득하였습니다.  1998년에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해서 영문학 학사 학위 및 영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법원이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졸업한 게 맞다고 본 이유는 뭘까요? 그건 바로 증거들이 일관되게 그 사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탠포드 대학교는 타블로의 졸업증명서 및 성적증명서를 직접 보내서 타블로의 스탠포드 졸업사실을 확인해 줬습니다.타진요 회원들은 타블로가 다른 사람 이름을 도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스탠포드 대학이 보내 준 타블로의 입학서류에 기재된
생년월일, 가족들의 이름, 직업, 학력 등의 정보가 타블로의 정보와 일치했습니다. 또한 타블로가 제시한 성적증명서는 스탠포드 대학의 공식적인 기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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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과학수사담당관의 조사 결과, 타블로 서류가 위조 서류가 아니라는 것도 검증되었죠.  그리고 타블로 지도교수의 확인도 있었는데요, 이처럼 타블로의 학력이 진짜라는 증거는 충분하였습니다.
 
타블로는 스탠포드 졸업 사실을 꾸준히 말했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충분히 제시했지만,  타진요 회원들은 객관적인 증거는 외면한 채 “모든 자료가 위조되어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하며 타블로에 대한 비방을 계속하였습니다.  사건이 모두 끝나고 난 뒤, 타블로는 당시의 심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어항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서
언제 거꾸로 떠오를지 지켜보고 있는 거 같다.

 
당시 타블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알 수 있는 말입니다.
 
재판을 받은 9명 중 대부분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감되는 일을 피할 수 있었지만,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도 있습니다.
 

 
명예훼손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되는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법원이 실형을 선고한 건, 타진요 회원들이 범행을 한 동기가 불순하고 악의적이고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는데, 한 번 곱씹어 볼 만한 것 같습니다.
 

내가 나의 학력이나 경력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일견 매우 쉬운 것으로 생각되나, 
누군가가 내가 내어 놓은 모든 증거들을 일방적으로 모두 믿을 수 없다고 한다면, 
결국 어떤 증거를 보여도 믿게 할 수 없고, 
위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내가 나임을 증명하기조차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허무맹랑한 사실도 실제로 둔갑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데, 사실을 믿는 게 아니라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이라 단정하는 태도를 조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3. 요약 및 정리

• 일부 네티즌들은 타블로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타진요라는 카페까지 만들어서 활동했습니다.
• 타블로는 졸업증명서, 성적표 등의 증거를 제시했지만 타진요 회원들은 타블로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 결국 법원은 타진요 회원들에게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일부는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주요 참고자료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 7. 6. 선고 2011고단146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