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윤석열 대통령은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는데, 간호법이 다시 발의되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간호법을 대표발의한 의원이 여당(국민의힘) 소속인 최연숙 의원이라는 점입니다. 더불어민주당·개혁신당·자유통일당 등 야당 의원도 공동발의에 참여했습니다.
간호법이 무엇이고 간호법을 둘러싼 논란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간호법이란?
가. 간호법의 뜻
"간호법"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의 자격, 업무 범위, 처우개선 등을 담은 법률입니다. 간호법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여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안전을 도모하여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게 주된 목적입니다.
나. 간호법을 제정하려는 이유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후 2026년에는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고령인구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이에 따라 의료 및 간호 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은 1951년 제정된 「국민의료법」에 기반하고 있는데, 의료인과 의료기관 규제 중심의 법률로서 고도로 발전된 현대 의료시스템에서 전문화된 간호사의 역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숙련된 간호사 등 인력을 장기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열악한 근무환경의 개선과 지역 간 인력 수급 불균형의 해소를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간호 정책의 시행이 필요한데, 현행 의료법에는 이와 관련된 규정이 미비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과 간호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독자적인 법률을 제정하여, 간호인력의 면허와 자격, 업무 범위, 권리와 책무, 양성과 수급 및 처우 개선 등에 관한 사항 등을 체계적으로 규율하려는 겁니다.
2. 제1차 간호법
가. 간호법 주요 내용과 논란
(1) 간호사가 단독으로 병원 개원?
간호사법 제1조(목적)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조(목적) 이 법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안전을 도모하여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1조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지역사회"라는 표현입니다.
의사단체들은 간호법을 반대해왔는데, 간호법에 "지역사회"라는 내용이 들어가면 간호사들이 의사의 지도 없이 독자적으로 진료업무를 수행하고 단독 개원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통해 간호사의 무면허 수술과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합니다.
이에 대해 간호사협회는 간호법이 제정되더라도 간호사 단독 개원을 불가능하다고 반박합니다. 의료법이 간호사에게 의료기관 개설 권한을 주지 않고 있으니, 간호법에 '지역사회' 문구가 있더라도 간호사의 개원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죠. 또한 간호법은 10조 2항에서 간호사의 업무를 '의료법에 따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을 봐도 간호사의 단독 개원이 허용될 것이라는 의협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2) 간호조무사의 자격?
간호법은 간호조무사의 자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5조(간호조무사 자격인정) ① 간호조무사가 되려는 사람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제7조에 따른 간호조무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자격인정을 받아야 한다.
1. 초ㆍ중등교육법령에 따른 특성화고등학교의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
2.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고등학교 졸업자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국ㆍ공립 간호조무사양성소의 교
육을 이수한 사람
3. 고등학교 졸업학력 인정자로서 평생교육법령에 따른 평생교육시설에서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상응하는 교육과정 중 간호 관련 학과를 졸업한 사람
4. 고등학교 졸업학력 인정자로서 「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의2제2항에 따른 학원의 간호조무사 교습과정을 이수한 사람
5. 고등학교 졸업학력 인정자로서 외국의 간호조무사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해당 국가의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한 사람
6. 제3조제1항제1호 또는 제2호에 해당하는 사람
이 조항에 대해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조무사는 법적으로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간호조무사와 대학교나 대학원을 졸업한 간호조무사의 처우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어서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간호사협회는 이 조항은 현행 의료법의 규정을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반박합니다.
나. 간호법 거부권
윤석열 대통령(정부)는 23년 5월 간호법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권)을 행사하였는데,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의료계의 갈등입니다. 의료현장에서 직역 간 협업이 중요한데, 간호법이 공포되면 갈등이 심화해 국민 건강에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둘째, 의료체계의 문제입니다. 간호사 인력이 의료기관(병·의원) 밖에서 일할 수 있게 되면 기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의료기관 내 간호사 인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들었습니다.
3. 제2차 간호법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 등 11인이 2024년 4월 19일에 제안한 간호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가. 목적(제1조)
- 모든 국민이 간호사 등이 종사하는 보건의료기관, 시설 및 재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호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안전을 도모하여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함
나. 간호사의 업무(제11조)
- 환자의 간호요구에 대한 관찰, 자료 수집, 간호판단 및 요양을 위한 간호, 건강 증진 활동의 기획과 수행, 간호조무사 업무보조에 대한 지도로 규정함
- 불법 진료 문제 해소를 위해 의사ㆍ치과의사ㆍ한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에 대한 업무 범위와 한계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함
다. 간호사의 권리와 의무(제28조, 제29조)
- 간호사 등은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 양심에 따라 최적의 간호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고, 적정한 노동시간의 확보, 일ㆍ가정 양립지원 및 근무 환경과 처우의 개선 등을 요구할 권리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및 의료기관의 무면허 의료행위지시를 정당하게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짐
- 간호사 등은 자발적으로 그 능력의 개발 및 향상을 도모하도록 노력해야 할 책무를 부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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