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직 대통령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머그샷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머그샷이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 아래의 내용은 “사회적 부패방지를 위한 머그샷 제도와 대중 매체에서 인격권 보호, 이부하, 한국부패학회보(25권 4호)” 및 “범죄피의자 신상공개제도에 대한 소고, 오대균, 경희법학연구소(12권 2호)”의 내용을 참고하였습니다.
1. 머그샷이란?
가. 머그샷의 뜻
머그샷(mugshot)은 “머그”와 “샷”을 합성한 용어입니다. “머그(mug)”의 일반적인 뜻은 '찻 잔'이지만 속어로는 '얼굴(face)'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샷(shot)”은 사진 촬영을 의미합니다. 머그샷은 공식 법적 용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주로 쓰이는 은어에 해당하는데, 구속된 피의자를 식별하기 위해 경찰이 촬영하는 사진을 가리키는 "폴리스 포토그래프(Police Photograph)"가 공식 용어입니다.
따라서 머그샷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범인 식별용 사진”, 또는 “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머그샷은 이름, 생년월일, 체중 등이 적힌 판을 들고 얼굴 전면과 측면 사진을 촬영합니다.
나. 머그샷 사례
미국에서는 흉악범죄뿐만 아니라 폭행 등 비교운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도 머그샷을 공개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22살 때인 1977년 미국 뉴멕시코에서 무면허 상태로 과속운전으로 체포되어 머그샷을 촬영했습니다. 영화배우 휴 그랜트는 성매매 혐의로, 로버트다우니 주니어는 마약 혐의로 머그샷을 찍었습니다. 미국 프로 축구선수인 잉글랜드 출신의 웨인 루니는 2019년 음주 소란으로 체포되어 머그샷을 촬영했습니다.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는 가수 저스틴 비버는 자신의 머그샷을 직접 인스타그램에 올린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도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머그샷을 촬영합니다. 2017년에는 미국령 괌에서 두 자녀를 차량에 방치한 한국인 판사-변호사 부부가 아동학대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되어 머그샷을 찍은 일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2. 우리나라의 신상공개 제도
우리나라 법률 중 범죄자의 신상 공개를 규정한 법률로는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대한 특례법”(이하 “특정강력범죄법)과“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 있습니다.
가. 특정강력범죄법에 따른 공개
(1) 공개 요건
검찰과 경찰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강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 등의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범죄자에 대해서 신상 공개가 가능한 것은 아니고, 신상 정보를 공개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첫째,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이어야 합니다.
둘째,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셋째,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으로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해야 합니다.
넷째,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2) 공개 여부에 대한 판단
신상정보를 공개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총 7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입니다.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시도경찰청 산하의 위원회인데, 주로 경찰 내부위원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됩니다.
나.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공개
2005년 12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등록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성폭력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가능성이 높고 은밀하게 행해지는 특성이 있어, 성폭력범죄를 근본적으로 예방하려면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 강화와 재범방지 등을 위한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0년 4월 법률 성폭력특례법을 제정하면서 성폭력범죄의 재범방지 방안 가운데 하나로 성인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3. 신상 공개를 둘러싼 논란
머그샷 촬영 및 공개는 일종의 신상 공개 제도인데, 신상공개 제도는 피의자의 인격권과 국민의 알 권리가 충돌하는 영역이라 논란이 있습니다.
가. 신상 공개를 반대하는 견해
신상 공개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된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됨
- 알권리는 국가 등 공권력 주체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므로, 언론이 국민을 대신하여 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알권리라고 할 수 없음
- 신상(얼굴)을 공개하는 건 피의자 가족의 인권까지 침해하는 것임
나. 신상공개를 찬성하는 견해
신상 공개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로 다음과 같은 논거를 제시합니다.
-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은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피의자의 인권보다는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
- 강력범죄 피의자의 초상은 보호할 가치가 없음
- 신상공개는 국민의 알권리에 해당함
- 강력범죄는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축소해석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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